함께 자라기
김창준님의 “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 을 읽었습니다.
글의 후기에 앞서, 이 글의 표지 뒷장에 있는 글을 인용해보겠습니다.
다음 문장들을 보고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골라보세요.
1. 일반적으로 경력이 많으면 전문성도 높다. 2. 수십 년간 같은 수련을 날마다 반복하면 실력이 는다. 3. 실수는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좋고 그것이 가능하다. 4. 업무 중 공유를 하면 신뢰가 쌓인다. 5. 전문가들은 문제를 풀 때 하향식 접근(문제 이해, 분석, 설계, 구현 등의 순서)을 한다. 6. 전문가들로 팀을 만들면 성공률이 높아진다. 7. 독립적으로 일하는 팀원들이 각자 높은 확률로 일을 마칠 수 있다고 말하면 우리 팀이 일을 제대로 마칠 확률도 높다. 8. 애자일로 성공하고 싶으면 작은 실천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9. 더 좋은 방법론을 도입하면 우리의 성공률이 올라갈 것이다.
몇 개나 거짓으로 고르셨나요? 사실 위의 진술들은 모두 거짓입니다.
만약, 위의 9가지의 질문 중, 이견이 있거나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저는 4가지의 질문이 거짓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재는 모두 거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것에 대해 “은탄환은 없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게 개발 관련이든, 인간관계든 분야에 가리지 않고 “분명하게 정해져있는 정답”을 정의하는 것은 사람을 쉽게 매몰시킨다고 생각해요.
자기개발서의 대부분은 독자들에게 어떠한 정답을 강요하고 있다고 느꼈고, 동귀어진되어 자기개발서 자체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됐습니다.
이 책 또한, 책 표지 뒷장의 9가지 질문에 대해 모두 거짓이라고 “분명하게 정해진 정답”처럼 얘기하고 있기에 편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읽고나서의 생각은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자라기”, “함께”, “애자일”의 세가지 챕터가 진행되며 위 9가지 질문이 왜 거짓인 지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반박합니다. 많은 통계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납득시키더라구요.
또한, 반박할 뿐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매우 조심스럽게요.
업무 중 공유를 어떻게 해야 신뢰가 쌓이는지, 팀의 전문가를 어떻게 사용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실력을 기르기 위해선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등 “함께 자라기”의 다양한 방법을 설명합니다.
개발자에게 5W and 1H 중, “Why”, “How”는 꼬리표처럼 붙어다닙니다.
비용, 팀원, 성능, 상황 등 다양한 변수들 사이에서 의사결정이 진행되려면 Why에 대해 탐구해보고, How를 기반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이 책은 “Why”, “How”를 기반으로, “함께”, “자라기”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애자일이란 도구로 딥다이브합니다.
그 과정에서 애자일의 지엽적인 실천법이 아닌, 본질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주고자 하구요.
읽으며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이미 매몰되어 있던 건 나였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성장에 대한 긍정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감명깊게 읽었던 부분에 대해서 인용하며 마치고 싶은데요.
“여러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될 겁니다”, “하나하나씩 바꿔나가면 나중에 큰 변화가 될거에요.” 같은 자기개발서다운 문장이 없습니다. 아쉽게도요.
그냥, 읽어보시고 납득당해보는걸 추천합니다.